일상

2022 카타르 월드컵 직관

Bioholic 2022. 5. 19. 15:25

PS5 구매하면서 줄 섰던 이야기를 하다보니 최근에 또 더더욱 심장을 쫄깃하게 했던 줄서서 표사기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제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국가대표팀 경기 관람 계획이 바로 그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올해 월드컵은 특별하게 11월에 개최됩니다. 원래 FIFA 월드컵은 6-7월에 개최되지만, 중동에서 개최되는 첫 월드컵인만큼 날씨를 고려해서 11-12월로 변경이 되었지요. 그런데 그 날짜가 딱 미국의 땡스기빙 연휴와 겹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건 가야돼!"

게다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1살, 4살이던 아이들은 LA 라디오 코리아 본사앞 잔디밭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며 거리응원을 했었고, 그때 지나가는 말로 약속을 했었지요. '다음 월드컵은 직접 경기장에 가서 보자~'.  2006년 독일 월드컵은 독일에서 직관했었는데, 그때 경기장에서 느꼈던 그 현장의 감동을 아이들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2018년, LA에서.


2022년 월드컵은 아이들이 9살, 6살 일 때 개최되므로 엄마아빠와 여행다니기 딱 좋은 나이입니다. 물론 그 다음 월드컵인 2026 북미대륙 월드컵은 안방에서 개최되고, 아이들도 13살, 10살이라서 한결 더 여행다니기 쉬워지겠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잖아요?

그래도 와이프를 설득하기엔 뭔가 이프로 부족했는데, 마침 더 좋은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결혼 10주년 기념 여행!
2022년은 결혼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비록 결혼기념일은 7월에 있지만, 4개월 늦춰서 10주년 기념 여행 갈 수도 있는거잖아요?

하지만 결혼 10주년 여행이랍시고 카타르로 월드컵 보러 간다고 하면 안된다는 것쯤은 저도 잘 압니다.
그래서 결혼 10주년 기념 여행은 모히또 몰디브로 정했습니다.
몰디브 간 김에, 마침 근처에서 개최되는 월드컵도 겸사겸사 보고 오는 것이지요.
네. 저도 잘 압니다. 최고의 아빠, 최고의 남편이라는 것을... ㅋㅋㅋ

제일 먼저 확정 지어야 하는 것은 월드컵 경기 티켓이었습니다. 티켓이 있어야 숙소를 예약할 수 있거든요.

1월달에 1차 티켓 판매가 있었습니다. 이때는 추첨 방식이었는데, 다 떨어졌습니다. ㅠㅠ
그리고 3월에 2차 티켓 판매가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선착순이었는데, 이 대기시간이 얼마나 떨리던지...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티켓 사이트에 입장할 수 있었고, 이번에는 운이 좋게도 티켓 구매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계획했던대로 조별예선 3경기 모두 관람하는 티켓으로 구매했습니다. (이때만해도 조추첨 전이었으므로 어느 나라와 경기를 하게될지 알 수 없는 상태였지요)


일단 티켓을 확보했으니, 이제 카타르 도하에 숙소를 예약할 수 있습니다. 숙소를 예약하려면 티켓 예약번호가 필요하거든요. 카타르는 매우 작은 나라이고, 도하에 호텔이 별로 없습니다. 이미 개별 호텔 사이트에서는 작년부터 예약이 불가능하게 다 막혀 있었습니다. 각 나라 대표 선수단, FIFA관계자, 언론인, VIP 등등 필수 방문객(?)들만으로도 호텔이 부족한 실정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가격도 평소와는 비교가 안되는 높은 가격일테고요.

호텔은 진작에 포기했었고, 조직위원회에서 약속한대로 국제 축구 팬들을 위한 저렴한 임시(!) 숙소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크르주 선박 2대가 호텔 대신 괜찮은 숙소를 제공할거라 기대했는데, 제가 숙소 에약 사이트에 접속했을 당시에는, 이미 크르주 방들도 많이 사라진 상황이었습니다. (1차 티켓 당첨자들이 이미 예약을 많이 했을거라 짐작합니다.)

위치가 좋은 숙소들은 가격이 비쌌고, 4인 가족이 장기간 머무르기엔 너무 부담이 되었으므로, 조금 외곽으로 떨어진 숙소들로 예약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나마 2차 판매 기간에 티켓을 구할 수 있었으니 숙소선택의 여지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꽤 많은 방들이 다 예약이 되었고, 이제 조별예선 기간 (11월말-12월초)에 남은 방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따라서 3차,4차 티켓 판매기간에 티켓을 구한 분들은 이제 비싼 숙소밖에 남아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3월에 티켓을 확정짓고, 숙소를 고르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경기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조별 예선 3경기가 치뤄지고, 각 조 1,2위가 16강에 진출한다는 것만 확정돼 있을뿐, 대한민국이 어느 조에 속할지 아직 몰랐거든요. A,B,C,D,E,F,G,H. 이렇게 총 8개조가 조별예선을 치루게 되는데, 어느 조에 속하느냐에 따라서 경기 일정이 3일씩 차이가 나게 됩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당연히 휴가를 무한정 쓸 수 있는게 아니므로 몰디브 휴가 일정과 최적화 시키기 위해 필요하고,
비행기 값도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으므로 비행기 티켓도 빨리 예약하려면 확실한 날짜가 필요하고,
그리고 중간에 두바이 관광을 할 생각인데, 두바이행 비행기와 호텔도 예약하려면 저 경기 일정이 필요하지요.

하지만 경기 일정을 모르므로, 어떠한 예약도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준비는 경우의 수를 생각해놓고, 각각에 맞춰 항공권을 예약/홀드 해놓고 있다가 조추첨 결과가 나오자마자, 그 경기 일정에 맞춰서 재빨리 숙소와 항공편을 예약 확정짓는 것이었습니다. G나 H조가 된다면, 조별예선 3경기를 다 볼 수 있고, 만약 A-F조 중에 하나가 된다면, 첫경기는 볼 수 없게 됩니다. 그 기간중에 몰디브에 머무는걸로 몰디브 호텔은 이미 예약이 확정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4월 1일, 대망의 조 추첨일!
일하다 말고 라이브로 조추첨을 지켜봤습니다.


오옷!?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대한민국이 H조가 되네요!?
이로써 모든 경기 일정이 자동확정되고, 바로 일사천리로 숙소예약과 항공권 발권을 끝냈습니다.

이렇게 4월 1일에 월드컵 직관을 위한 모든 예약이 완료/확정되었습니다. 더불어 두바이 여행 이틀도 추가했습니다. 이제 좀더 구체적인 여행 일정을 짜야되기는 하지만, 일단 제일 중요하고 커다란 부분은 준비가 다 된 것 같아서 매우 뿌듯합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Hayya 카드 도착. 월드컵 D-68!  (0) 2022.09.13
일하기 싫은 금요일 = 블로그 업데이트  (0) 2022.08.27
PS5 - 이게 뭐라고  (0) 2022.05.19
애벌레, 도마뱀, 토끼  (0) 2022.05.18
때늦은 봄타령. 봄봄봄  (0) 2022.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