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만불 대신 118불로 해결

Bioholic 2021. 10. 11. 09:43

지난 글에 썼듯이, 무식해서 용감하게 부쉈던 샤워 타일을 해결 못한채 시간만 가고 있었습니다.

욕실 리모델링 업체를 통해서 샤워실을 바꿀 돈은 없거든요 ㅠㅠ 2만불이 왠말입니까 -_-

 

이걸 직접 해야되나... 그럼 뭘 어떻게 해야되나... 이런걸 고민하면서 시간만 흐르고, 샤워실을 못쓰니 욕조에서 애들도 씻기고 어른들도 씻느라 매일매일이 고생이었습니다. (미안하다 얘들아 ㅠㅠ)

 

사고친거 수습도 하기 전에, 또 일을 하나 벌린게 있었는데, 바로 집에 연수기를 설치하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동네는 수돗물에 석회가 너무 많아서, 물이 나오는 거의 모든 곳에는 석회가 끼어있고 설거지를 해도 접시가 하얗게 되고 뭐 그렇습니다. 아파트 살 때야 그냥 어쩔 수 없이 살았지만, '나중에 집 사면 꼭 연수기를 달아서 석회 없는 물을 쓰고 살아야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마침 집에 우편물이 하나 왔네요. 상담 받으면 $20 기프트 카드를 준다고... -_-

 

견적이나 받아볼 겸 상담을 받았고, 딜이 괜찮게 돼서 $6,500 에 연수기를 설치하기로 계약을 했습니다. 돈도 없는데 이렇게 비싼걸 설치해도 되나 걱정이 되긴 했지만, 이게 결과적으로 모든걸 쉽게 해결해주었습니다!

 

계약하고 1주일 후에, 설치해주시는 분이 오셨는데, 이분이 일을 괜찮게 하시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망가진 샤워도 고칠 수 있는지 보여드렸더니, 1시간 정도면 고칠 수 있을 것 같다며 $100에 해주시겠다고 하는게 아닙니까?

 

"잉? $100? 내가 혼자 해도 재료비만도 $100은 넘을텐데!?"

 

그래서 당장 그분과 계약을 하고 일요일 아침에 와서 작업을 해주셨습니다.

 

방수 보드를 붙힐 수 있게 스터드를 덧 대고,

 

방수되는 보드를 붙힌 뒤,

 

샤워 수도꼭지가 들어갈 부분의 타일을 잘라내고,
타일 시멘트를 발라서 평평하게 맞추면서
타일까지 붙히고 나면 끝!

 

타일 시멘트가 빨리 안굳어서 결국 일요일에 못끝내고, 목요일 아침에 다시 오셔서 마무리 짓긴 했지만, 어찌됐건 $100 공임과 타일 그라우트 재료값 18불로 샤워를 다시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치, 샤워 리모델링에 날릴뻔한 돈으로 대신 연수기를 단 기분이랄까요? 하루이틀 정도 돈 아낀거 같아서 기분이 좋았는데, 수영장과 핫텁 커버에 다시 3천불 넘게 들거 같네요.  매일매일 새로 돈 들어가야될 곳들이 나타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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