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Snow day

Bioholic 2022. 2. 5. 13:30

2022년 2월 2일, 수요일, 눈이 많이 오고 추워질거란 일기예보가 들려옵니다.

아... 또 학교 문닫겠네... 불안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아침에 학교에 드랍하고 우리도 일하러 갔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발표가 있는데 준비를 다 못해서 할 일이 태산입니다. 오전에 폭풍 집중력을 발휘하며 일을 좀 하나 싶었는데, 11시반쯤 둘째 아이네 학교에서 전화가 옵니다. 날씨가 안좋아진다는 예보가 있으니, 직원들과 아이들 안전을 위해서 문 닫을테니 빨리 애 데려가라고 합니다. -_-

 

3시에 중요한 미팅이 있는데 둘째를 학교에 데려오면 미팅에 갈 수 없어서, 온라인으로 바꾸면 어떻겠냐는 이메일을 보내놓고 아이를 픽업하러 갔습니다. 아직 눈은 거의 안내렸고, 춥지만 그래도 날씨가 괜찮습니다. 12시쯤 둘째를 픽업해서 학교로 다시 오니 12시 30분이 좀 안됐습니다. 첫째아이 학교가 둘째네 학교 근처인데, 간김에 픽업할까 싶었지만, 첫째네 학교는 2시에 수업이 끝나므로 중간이 미리 데려오기가 좀 그래서 그냥 왔습니다.

 

점심을 먹고 아이에겐 유튭을 보여주고 저는 다시 일을 시작할까 말까 하는데, 2시가 되니 역시나 첫째네 학교에서 연락이 옵니다. 날씨 때문에 방과후 학교를 닫을테니 빨리 애를 데려가랍니다. 자기네는 2시 45분까지 있을거랍니다. -_- 3시 미팅까지 오기 빠듯할 것 같아서, 비록 온라인이지만 3시 10분으로 미루자고 이메일을 보내놓고 다시 첫째 아이를 픽업하러 아까 갔던 길을 고대로 또 갑니다. 여전히 눈은 거의 안오고 날씨는 아직 괜찮습니다. 폭풍전야같습니다. 2시 30분 좀 넘어서 첫째 아이를 픽업해서 다시 3시 좀 넘어서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결국 미팅은 취소됐습니다. 애 둘 데려올거라고 하니깐 동료 교수님이 "넌 그냥 애봐라. 미팅은 나중에 하자." 라며 절 도와주셨습니다. 

 

생각해보니 열받습니다. 특히 둘째네 학교 (어린이집) 하는 짓이 괘씸합니다. 자기들은 비록 사설 보육기관이긴 하지만, 뭐 공립 학군 방침/지침을 따르는건 좋습니다. 코로나 방역지침이건 날씨에 따른 휴교 방침이건 따르는건 좋은데, 꼭 조금이라도 더 일을 덜하는 쪽으로 방침을 따릅니다. 첫째 초등학교가 문을 닫기로 결정한건 오후 2시였습니다. 2시까지 정상수업 하고, 방과후 프로그램만 닫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둘째네 학교는 그보다 2시간 빠른 12시에 문을 닫는 바람에 저는 두 번 발걸음 해야 했지요. 뭐 사실 새삼스러울건 없고 놀라울 것도 없습니다. 여기는 항상 이런식이었으니...

퇴근하러 나왔더니 벌써 이렇게 눈이!!

그렇게 아이들과 오피스에서 일을 하는둥 마는둥 오후 시간을 보내고, 5시 좀 넘어서 와이프 실험이 끝나고 같이 퇴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눈발이 굵어졌고 제법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집에 가는 길이 험난해집니다. 이런 날에는 정말 집에 일찍 가야되는건데 실험 스케쥴 상 우린 그럴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아무리 도로에 미리 제설용 염화칼슘을 뿌려놨다곤 해도 눈이 워낙 많이 오고 기온이 낮아서 길이 다 얼었습니다. 해는 지고, 땅은 얼고, 차들이 벌벌 기어갑니다. 여기저기 사고난 차들도 보이고 엉망진창이네요. 평소 20분 걸리는 퇴근 길을, 1시간 반이나 걸려서 겨우 집에 도착했습니다. 사고 안나고 무사히 온 것만으로도 다행이었습니다.

 

집에 다 와서는... 차고앞 드라이브 웨이의 그 짧은 언덕을 못올라가서 -_- 삽으로 눈을 치우는 삽질을 하고 겨우 집에 들어갔습니다. 참 힘든 하루였네요. 저녁 먹고 있는데, 다음날 아침에 2시간 늦게 학교를 연다는 공지가 올라오고... 그러고 나서 몇 시간 안돼서 다시 아예 학교를 닫는다는 공지가 올라옵니다. 아이들은 학교 안가고 눈 놀이 할 수 있다는 것에 마냥 신났습니다. 저는 다음날 아침 9시 발표를 미룰지 말지 물어보길래, 그냥 예정대로 하자고 했고, 목요일 아침에 무사히 발표를 마쳤습니다.

 

목요일은 역시나 아이들에겐 신나는 snow day 였습니다. 저도 발표 끝내자마자 아이들 데리고 뒷뜰에 나가서 재밌게 놀았습니다. 너무 추워서 2시간 이상은 못놀았지만, 아이들은 그 뒤로도 더 놀았습니다 -_-  그리고 오늘 금요일에는 아침에 2시간 늦게 학교를 열었고, 9시반에 첫째 아이 드랍하고, 둘째 아이는 10시에 드랍했습니다. 역시나 둘째네 학교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오늘도 자기들만 공립학교보다 늦게 열었지요. (공립학교는 2시간 딜레이 된 9시반에 열었지만, 이 사설 보육기관은 자기들 맘대로 3시간 늦게 10시에 열었습니다.) 덕분에 우린 학교 앞에서 둘째랑 10분가량 기다려야 했지요. 뭐 10분 더 늦게 출근한다고 큰 일 나는건 아닐지라도, 그냥 저런식의 운영방침이 괘씸할 따름입니다.

 

음, 불금을 맞아 포스팅을 하는데 너무 투덜투덜 한거 같네요? ㅋ 사진도 하나 안올리고... -_-

보다 실감나는 사진과 동영상은 제 유튭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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