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발렌타인 데이 선물교환

Bioholic 2021. 2. 6. 04:09

팬데믹이라 올해에는 안할줄 알았는데, 이런걸 꼭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부모/선생님들이 있나 봅니다. 바쁘고 귀찮아서, 올해는 그냥 조용히 지나가길 바랬는데, 지난주부터 첫째와 둘째 학교에서 또 이메일이 오기 시작합니다. 

 

첫째네 반 어떤 엄마가 나서서 아이들에게 나눠줄 발렌타인 데이 카드를 취합/분배 하겠다고 했답니다. 현재 이 클래스에는 16명이 있으니, 선물교환에 참여할 사람들은 16개를 준비해 달라고 합니다. 이름도 쓸 수 있게 학생 전원의 이름도 함께 보내왔습니다. -_- 16명중 10명만 참여해도, 1인당 사탕 10개는 받아오게 됩니다;;; 작년 할로윈이 취소된 덕분에 이제 겨우 집에 쌓여있는 캔디들 다 먹어치워가고 있는데, 새로운 사탕이 또 추가됩니다 ㅠㅠ

 

첫째가 학교에 처음 들어갔을 때에는 저도 이런게 처음이니깐 재밌게 참여했었는데, 지금은 바빠 죽겠는데 이런걸 할 마음의 여유가 어디있겠습니까. 그래도 저렇게 안내사항이 전달되니 안할 수 없어서... 억지로 등떠밀려 올해에도 참가합니다.

 

둘째네 학교는 하긴 하는데, 자기들도 뭔가 귀찮은가 봅니다. 주는 사람 이름만 쓰고, 받는 사람 이름은 절대로 쓰지 말랍니다. 학생 개개인별로 이름 맞춰서 주기 귀찮다 이거지요. 아니면 친구별로 다른 아이템으로 차별할까봐 그랬나? ㅋㅋ 아무튼, 둘째네 반은 10명이라서, 받는 사람 이름은 빼고 그냥 10개만 준비하면 됩니다.

 

그런데 여긴 다른걸로 귀찮게 합니다. 자기만의 발렌타인데이 편지박스를 만들어서 보내랍니다. 아니 4살짜리가 혼자 그걸 어떻게 만듭니까. 괜히 부모에게 숙제를 내줍니다. 이번 주말에는 또 신발상자나 작은 상자를 빨간색, 분홍색으로 꾸며야 됩니다. 할로윈처럼 바구니를 팔면 좋으련만... 그런데 사서 보내면 또 성의없어 보이겠지요... 

 

애들을 학교에 보내놓고, 출근하는길에 사탕 사러 잠깐 월마트에 들렀습니다. 역시나 매장 한켠이 발렌타인 섹션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원스탑 쇼핑. ㅋ

너무 불량식품 같은 것들은 빼고, 주로 제가 좋아하는 아이템들로 골라봅니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스키틀즈. 어렸을때 처음 먹어보고 그 고급스러움(?)에 깜짝 놀랐던....ㅋㅋ
이건 미국온지 얼마 안됐을 때 먹어봤는데, 원래 카라멜을 좋아했지만 이건 정말 맛있는 카라멜!!!

3불 밖에 안하니 부담없이 이것저것 주워 담습니다.

애들이 좋아하는 것들도 있는데, 이런건 아무리 싸도 사주기 싫습니다.

근데 하리보는 저도 좀 좋아하는데, 살까 말까 한참 고민합니다. 결국 안샀지만.. 사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참느라 힘들었지요. 단걸 너무 좋아하니... 이런걸 보면 정신을 못차립니다;;

둘째 취항저격! 이건 1불밖에 안하던데.. 완전 불량식품 같지만 그래도 발렌타인 데이때 애들 주려고 2개 샀습니다. 

애들 선생님들 줄거랑 와이프 줄거까지 다 사고 나니, $57 나오네요. -_- 이게 결국 아무리 2불, 3불에 판다고 해도 싼게 아닙니다... 결국 내 지갑에서 나가는 돈은 그냥 군것질값으로 $57이 나가는 것이지요.  와이프는 단거 안좋아해서 어차피 제가 먹겠지만, 그래도 신문에 이런 기사가 실리는거 보면, 아무거라도 하긴 해야될거 같아요.

[2021년 2월 5일자 미주 중앙일보]

퇴근후 애들 픽업해서 집에 와서, 저녁먹고 씻고나니 8시. 자기 전에 잠깐 짬을 내서 애들과 포장을 합니다. 이게 뭐라고.. 애들은 엄청 신나하고 좋아하네요.  생각해보니 애들은 무슨 죄랍니까... 코로나건 뭐건 애들은 그 나이대에 할만한걸 해야겠지요 ㅠㅠ 

아마존에서 주문해 놓은 사탕모양 형광펜+하트모양 통에 사탕을 좀 더 추가합니다. 그리고 카드에는 주는 사람, 받는 사람 이름을 써야 하는데, 이제 애들이 스스로 글자를 쓸 수 있게 되니 제가 안봐줘도 돼서 참 편합니다.

 

수요일에 갑자기 오피스 컴퓨터가 부팅이 안되기 시작했습니다. IT직원이 새로운 업데이트를 설치했던 날이었고, 저도 12년 된 삼성 디지털 액자를 오피스에 가져와서 설치를 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윈도10과 호환이 안되는 오래된 소프트웨어를 깔다가 망가진거 같기도 하고, 아니면 IT직원이 뭔가를 잘못 건드린걸 수도 있고... 원인은 모르지만 어찌됐건 부팅이 안됩니다. 결국 윈도 다시 깔고, 모든 소프트웨어 다시 다 새로 세팅하는데 꼬박 목요일 하루를 날렸네요.

 

화요일에 세포 배양을 시작했는데, 수요일이 돼도 상태가 영 메롱입니다. 제가 주로 쓰는 세포는 MDA-MB-231이라고 유방암 세포인데, 보통은 얼려둔 세포를 다시 녹여서 키우기 시작하면 하루밤이면 잘 자라기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영 불안해 보였습니다. 아마도 culture media랑 FBS가 바뀌어서 그런거 같다는 심증은 드는데... 뭐 자세한건 알 수 없지만, 3일째인 오늘 확인해보니 그래도 꽤 정상모양으로 돌아왔습니다.

 

수요일엔 세포도 안자라고 컴퓨터도 망가지고 이래저래 되는 일이 없어서 영 기분이 별로였는데, 오늘 컴퓨터도 다시 잘 되고 세포도 잘 살아난걸 보니 다시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 롤러코스터 같은 마음.... 조울증은 아닌거 같은데... 우울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