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기 아닌 일기

Bioholic 2021. 1. 21. 08:11

블로그의 정체성이 모호한 상황에서,

'그래도 뭔가 정보성이 있는 포스팅을 올려야 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하다보니

이러다간 결국 아무런 포스팅도 못하게 된다는걸 깨달았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으로 글을 쓸 수 없다니! 얼마나 슬픈 일입니까...?

 

근데 또 한편으론, '왜 꼭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글을 올려야 되지?' 라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주로 가는 커뮤니티는 원래 특정 목적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곳이지만,

"뻘글에서 정보난다" 라는 모토아래 아무런 글이나 올릴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습니다.

제 블로그도 그런 자유로움을 표방하겠습니다.

따라서 저는 끝까지 '정보'가 없더라도 그냥 마음 편히 '뻘글'을 쓰렵니다.

 

결국 이 블로그는 그냥 제 일상이나 기록해 놓는 신변잡기의 블로그가 될 것 같고,

이렇게 대충 블로그의 정체성을 확립하니깐 훨씬 마음이 편하네요.

그래도 '과학'이라는 카테고리는 여전히 남겨둡니다. ㅎㅎ

 

1. 의자

지난주에 신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10월에 주문한 의자가 드디어 도착을 한 것이지요!

과에서 사준다고 했을 때, 좀 더 비싼 의자를 골랐어야 했는데, 너무 평범한걸 고른거 같아서 살짝 억울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제 생에 통틀어써 앉아본 의자중에 제일 비싼 의자입니다. ㅎㅎ

앞으로 이 의자와 함께 많은 일을 하게 될텐데, 사이좋게 지내봐야 겠습니다.

 

Steelcase Series 1

 

 

2. COVID19 백신

운이 좋게도 화이자 백신을 빨리 맞을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와 두번째 도즈 모두 별다른 부작용 없이, 주사 맞은 부위에서 약간의 근육통만 경험했습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사람마다 부작용 편차가 꽤 큰거 같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은 여전히 Phase1B 접종중이라서 아직 일반인 상대로 백신이 투약되려면 몇 달은 더 남은 것 같습니다. 현재 제가 있는 곳 기준으로는 하루에 3천명 가량 접종이 가능한 것 같은데, 이 속도로 과연 올해 안에 집단면역이 가능할지... 어찌됐건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랬으니, 부지런히 달려가 보는 수밖에 없겠지요. 백신 접종 순서가 오면 꼭 맞으세요! 

 

3. 비밀의 숲2

친구랑 얼마전에 Zoom으로 술을 같이 마셨는데, 어쩌다 정치얘기, 한국얘기 하다가 비밀의 숲 얘기가 나왔습니다. 

저는 "그게 뭔데?" 라고 천진난만하게 물었고, 친구는 그것도 안봤냐며, 그거 다 보고 난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고 합니다. 그래서 넷플릭스를 찾아봤더니... 이미 봤던 드라마가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엄청 재밌게 봤던 드라마였는데, 어떻게 이렇게 까마득히 생각이 안났던 건지... 게다가 조승우와 배두나가 나온다는 부연설명도 들어놓고 말입니다. 술취해서 친구말을 귓등으로 들었나보네요.

아무튼, 시즌1은 이미 봤으니 당연히 시즌2를 시작했습니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비밀의 숲2 역시 정말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오늘도 애들 재우고 봐야지...

 

4. 드라마 얘기를 하니깐 최근에 봤던 또 다른 인생드라마가 생각나네요. 바로바로 "미스터 선샤인"

저는 이런 대서사를 좋아하는 편인데, 어렸을 때 봐서 자세히는 기억안나지만, "여명의 눈동자"를 꽤 감명깊게 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원래 드라마는 끝장을 보려면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려서, 상대적으로 빨리 끝낼(?) 수 있는 영화를 더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런 대하드라마는 기꺼이 시간을 투자할 각오가 돼있습니다. 

 

5. 10년? 혹은 20년전, 한창 제 개인 홈페이지를 열심히 관리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인터넷 상에 올리며 지인들과 공유하는걸 즐겼었는데요, '나는 컨텐츠를 생산하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이 꽤 상당한 동기였던거 같습니다. 단순히 PC통신 혹은 인터넷 웹서핑을 하면서 컨텐츠를 소비만 하는건 양심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점점 온갖 다양한 SNS 플랫폼이 쏟아져 나왔고, 당연하게도 마땅한 정보성이 없는 개인 홈페이지는 점점 트래픽이 줄어들 수 밖에 없었지요. 그렇게 홈페이지 놀이에서 손을 뗐고, 대기업들이 만들어놓은 플랫폼에서 지인들이 올리는 컨텐츠를 소비하는 것에만 익숙해진지 어언 10여년. 무언가를 쓴다는게 이렇게 어색합니다...